초소형주 주식투자 아이디어 (코스닥, 코스피 좀비 기업 상장 폐지가 다가온다)
초소형주의 정확한 정의는 없겠지만, 저는 시총 500억 이하의 회사들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 정책으로 초소형주들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코스닥 200억 이하, 코스피 300억 이하의 회사들은 상장 폐지하겠다는 강력한 정책.
(이 기준은 2027년 1월부터는 각 300억, 500억으로 높아집니다)
즉, 시총 200억, 300억이 안 되는 코스닥, 코스피 회사는 어떻게든 주가를 올려야만 상폐가 되지 않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어떤 회사는 시총미달로 진짜로 상장폐지 되기도 했고, 어떤 회사들은 상장폐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상장폐지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려는 회사. 그리고 그렇게 노력했을 때 실제로 빠져나올 수 있는 회사들을 찾는 것이 투자 아이디어입니다. (회사는 빠져나오려고 노력하지만 기본 체력 미달, 시장의 불신으로 시총을 못 넘기는 회사들도 있더군요)
이런 초소형주 몇 개 회사에 투자를 했는데 난이도와 피로도가 상당하네요.
전혀 전화를 안 받는 회사, 전화는 받지만 아직 위에서(?) 오더가 내려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다는 회사, 극비사항이라는 회사, 당연히 상장을 유지할 거고 준비하고 있다는 회사. 200억까지는 할수 있겠는데 300억은 솔직히 자신없다고(!?) 말하는 회사.
얼마 전 한 초소형주 회사의 주주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회사는 관리종목으로 들어가면서 지하실을 뚫고 시총 100억 원까지 내려갔다가 최근에 연속으로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겨우 200억 원대로 올라섰는데요.
저 혼자만 참석할 줄 알았는데, 다른 주주분들도 3분이나 오셔서 큰 힘이 됐네요.
회사 측 직원들이 자리 곳곳에 앉아서 주총을 방해할 거라 예상하고 갔는데, 그런 것 전혀 없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주주총회에서 손을 드는 거수 방식으로 찬성/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이런 건 이제 그만했으면 합니다. 1950년대 국회에서 그런 식으로 의결했다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아직도 이런 식으로 의결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거수 방식을 택하는 것만 보더라도 주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드러납니다. 주주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죠. 반대하려 손들면 자신의 주식수가 다 밝혀지기 때문에 반대하기가 부담스럽거든요. 어차피 표싸움하는 것이 아니고 결과가 정해져 있으면 다 찬성해 주게 됩니다. (저는 당당히 제 주식수를 얘기하고 혼자서 반대에 손을 들었답니다)
2026년 부터는 주총이 끝난 당일 결과를 반드시 공시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표가 얼마나왔는지도 의미가 있어요. 다른 주주들에게 소수주주가 살아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죠.
주총에서 최대주주와 대화를 나눠보며 상장을 유지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을 했으니 괜찮은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이 주식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대화를 복기해 보면서 이런 초소형주 회사의 창업자들이 주주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이들에게 주주는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주로 가족으로 구성된 창업자 측 주주 그리고 외부 주주. 단순히 '외부 주주'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적들'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자투표를 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전자투표 해봤더니 익명에 숨어서 반대표만 던져서 자존심 상했다는 말을 들으며 다른 주주들과 소통/설득하면서 회사를 운영할 생각이 전혀 없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자사주를 사면 최대주주도 좋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보다 지분 더 많아져서 뭐 하냐 쓸모도 없는 지분이라는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분만큼 자기 재산이 늘어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회사전체가 어차피 내 거고 다른 주주들은 상장을 위한 곁다리 밑반찬 정도로 생각하는 걸까?
이런 최대주주는 외부 주주들이 자기 회사를 샀다 팔았다 하는 것에 큰 불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저처럼 이렇게 상장 폐지 아이디어로 주식을 사서 금세 팔고 나가려는 주주를 싫어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금세 팔아버리게 되는지는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 회사는 빚도 없고 가지고 있는 현금도 빵빵합니다. 저라고 그런 회사를 왜 팔고 싶겠습니까?
최대주주가 다른 주주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파트너나 동료였다면 저도 절대 팔고 싶지 않을 겁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미 주가가 비싸서 사기도 힘들었겠지만요)
그동안 초소형주 투자를 해보면서 느낀 노하우를 공유해 봅니다.
1. 빚이 별로 없는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 빚이 없으면 적어도 망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상장폐지 될 수는 있다)
2. 그동안 쟁여 놓은 돈이 충분해야 한다. (돈 없으면 자사주 매입도 못한다)
3. 중국 회사에 투자하면 안 된다. (코스닥, 코스피에 몇 개 있다)
4. 회사에 전화해 보면 뭐라도 배운다. 반드시 전화해서 상장 의지를 확인할 것..
5. 어떤 회사는 진짜 상장폐지를 원하는 회사도 있으므로 잘 구별해내야 한다 (상장 폐지 확정 후 정리매매 때 자녀들이 헐값에 잔뜩 사들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람)
6. 전화 연결이 안 되는 회사도 있다. (심각한 경우이므로 피할 것)
7. 승계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가 더 좋다.
- 비상장 상태에서는 세금을 훨씬 더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8. 자식이 회사에 다니고 있으면 더 좋다.
9. 만약 승계가 완성되었다면 창업자인 부모가 살아있는 것이 더 좋다. (상속으로 승계된 것이 아니라)
- 창업자에는 상장이 영광이지만 자식에게는 영광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10. 주가 올리겠다고 최대주주나 가족법인으로 매수하는 것은 별로다. 자사주 매입하는 방식이 더 좋다. 회사돈을 모두에게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에. (소각 제대로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상법이 바뀌어서 회사도 이걸로 나쁜 짓하기 쉽지는 않다)
11. 기왕이변 밸류업 공시를 낸 회사들이 좋다. 하지만 이조차도 완전히 믿어선 안된다. 밸류업 공시를 내고 배당도 주며 앞으로 잘하겠다고 한 회사가 상장폐지 되었다. 이 회사는 정리매매기간 동안 최대주주 자녀들이 주식을 헐값에 잔뜩 줍줍함. 이 밸류업 페이크에 속은 사람들 많았을 것.
마지막으로...
회사와 연락할 때는 항상 예의 바르게.
홍명보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듯 싸우는 것은 좋지만, 바보같은 행동으로 퇴장당해서는 안 됩니다.
주가 떨어졌다고 주담에게 썽내면 바로 퇴장입니다. 다음부터는 대화할 수 없습니다.
똑같은 주식담당자와 통화하는데도 어떤 사람은 주담과 싸워서 고소/고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어떤 사람은 잘만 통화하며 원하는 정보를 얻어냅니다.
상장 폐지 아이디어는 아직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유익한 팁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진짜 상장 폐지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자 분들에게 추천해 드릴 생각까지는 없습니다. 😄
그래도 관심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한 번 스크리닝 해보시죠.
소규모 상장사 주총은 상상만 해도 무서운데 현장에서 많은걸 배우셨겠네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날 가기가 어찌나 싫던지... 두려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다녀오니 역시 배우는 점들이 있네요.
어렵고 재미없는 글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