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AI는 왜 이제서야 풀 듀플렉스로 오게 된걸까요?
우선 저는 기술 관련 종사자가 아니라 UX 기획 분야라서 기술의 흐름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실시간 AI를 보면서 흥미로운 건 단순히 음성 응답이 더 자연스러워졌다는 점보다, AI의 대화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풀 듀플렉스가 대표적입니다. AI가 말하고 있는 동안에도 사용자의 말을 계속 들을 수 있게 되면서 기존의 ‘내가 말한다 → AI가 듣는다 → AI가 답한다 → 다시 내가 말한다’라는 턴 구조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흐름을 보면서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새로운 대화 방식을 만들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이제야 인간이 원래 대화하던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는 걸까요?
사람끼리 이야기할 때는 상대의 말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귀를 닫고 기다리지 않습니다. 듣는 동안 말을 시작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반응도 동시에 살핍니다. 여기에 표정과 시선, 몸짓까지 함께 들어옵니다. 쉽게 말하면 인간은 귀는 계속 듣고, 입은 말하고 싶을 때 말하며, 눈은 계속 봅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음성 AI가 이제야 풀 듀플렉스 같은 방향으로 오게 된 건 음성 AI의 출발점이 텍스트 챗봇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텍스트 챗봇에는 ‘전송 UI’라는 아주 강력한 UX 경계가 있습니다. 전송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의 턴이 끝났고, AI가 답할 차례라는 것이 명확합니다. 이 흐름을 음성 AI도 그대로 가져간 건 아닐까? 음성을 STT로 바꾸고 → LLM이 처리하고 → TTS로 읽어주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이제 OpenAI는 GPT-Live와 같은 기술을 강력하게 밀고 이 흐름을 AI 스피커까지 연결해 승부를 보려는 것 같던데 그렇다면 더더욱 AI UX가 어디서 시작했고 어떤 개념 설계를 지향하는지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대화하던 방식을 바랬지만 기술의 한계로 불가능했던게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진게 아닌가? 싶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기술적인 한계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AI 모델 자체는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빠르게 발전해왔는데, 정작 그 AI와 인간을 연결하는 소통 방식은 왜 이렇게 뒤늦게 발전했을까 하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추론 능력이나 멀티모달, 에이전트 같은 영역에는 엄청난 진전이 있었는데, 음성 상호작용은 오랫동안 STT → LLM → TTS라는 턴 기반 구조에 머물렀으니까요.
그래서 단순히 기술적 난이도 외에 더 큰 관점이 있지 않을까... 그게 혹시 AI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지능 자체’에 비해 ‘인간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라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후순위였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요가 없던 새로운 기술이었어서.. 그정도로 발전한 기술은 오버엔지니어링이라고 판단했거나 생각 못했거나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단순하게 만들어서 시장의 반응을 보고 개선해도 늦지 않으니 일단 단순하게 접근한거 같은 느낌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한편으로는 뛰는 것 이전에 네발로 기어다니는 게 먼저고... 그러면 챗봇의 턴 방식에서 점차 넘어오는 게 맞겠다 싶으면서도, 뛰는 것이 목표라면 그에 맞게 어떻게 균형을 잡고 하체 힘을 키워갈지에 대한 로드맵은 처음부터 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랄까... 지금의 흐름을 보고 있으면 마치 밀린 숙제를 뒤늦게 따라가는 느낌이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