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낙의 잊혀진 유적(Lost Ruins of Arnak)은 미지의 섬을 조사하는 탐험대를 이끄는 중급 전략 게임이다. 미하엘라 ‘민’ 슈타호바와 미할 ‘엘웬’ 슈타흐가 디자인했으며, 온드르제이 흐르디나, 밀란 바브론, 이르지 쿠스, 야쿠프 폴리체르, 프란티셰크 세들라체크가 그림을 맡았다. 체코 게임즈 에디션이 2020년 4분기에 처음 출시했고, 한국어판은 다이스트리게임즈가 제작하고 보드피아가 유통했다. 공식 지원 인원은 1~4명, 권장 연령은 12세 이상이며, 소요 시간은 인원당 약 30분으로 4인 기준 약 120분이다. 덱 빌딩과 일꾼 놓기를 결합한 탐험 테마의 유로 전략 게임으로, 규칙량과 선택의 밀도 모두 가족 게임보다는 중급 전략 게임에 가깝다.
민과 엘웬은 체코 게임즈 에디션에서 활동하며 이 작품과 후속 확장들을 함께 설계한 부부 디자이너이다. 초기 시제품은 2019년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내부 모임에서 주목받았고, 당초 빠른 출시도 가능했지만 개발과 시각 디자인을 다듬기 위해 약 1년을 더 거쳤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대면 테스트와 생산에 제약을 받았으나 온라인 테스트와 제한적인 현장 테스트를 병행해 완성되었다. 특정 영화나 소설을 직접 각색한 작품은 아니며, 20세기 초 탐험 활극과 잃어버린 문명에 관한 대중적 이미지를 독자적인 세계관으로 재구성했다.
플레이어는 새로 발견된 아르낙섬에 파견된 경쟁 탐험대의 대장이 된다. 고고학자를 미지의 장소로 보내 유적과 우상을 발견하고, 섬을 지키는 수호자와 대면하며, 획득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 트랙을 전진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새로운 장소를 개척하면 실제로 행동 공간이 늘어나고, 이동 수단이 그려진 카드를 사용해 고고학자를 파견하며, 발견한 유물과 장비가 덱에 추가된다는 점에서 테마와 규칙이 긴밀하게 맞물린다. 전투 자체보다는 필요한 자원을 마련해 수호자를 극복하는 방식이므로 모험의 외형을 갖췄지만 중심에는 효율적인 자원 운용이 있다.
게임은 다섯 라운드 동안 진행되며, 각자 차례가 오면 하나의 주요 행동을 수행한다. 손의 카드를 효과로 사용하거나 이동 수단으로 지불해 고고학자를 배치하고, 자원을 모아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거나 수호자를 제압하며, 장비와 유물을 구입해 덱을 개선할 수 있다. 연구 행동으로 돋보기와 기록장을 신전 방향으로 전진시키면 즉시 보상과 조수를 얻고 최종 점수도 확보한다. 라운드가 끝날 때 사용한 카드가 덱 아래로 돌아가므로 새 카드가 덱에서 작동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다섯 번째 라운드가 끝나면 연구, 신전 타일, 수호자, 우상과 카드의 점수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핵심은 덱 빌딩과 일꾼 놓기가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드는 능력뿐 아니라 이동 아이콘을 제공하므로 강한 효과를 지금 사용할지, 필요한 장소로 이동하는 데 소비할지를 계속 판단해야 한다. 고고학자는 두 명뿐이고 인기 행동 칸은 선점될 수 있어 직접 공격 없이도 자리 경쟁이 선명하다. 카드 시장, 무작위로 공개되는 장소와 수호자, 덱에서 카드를 뽑는 순서가 전술적 변화를 만들지만 덱이 비교적 작고 보드 위의 대안이 많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 초반의 카드 구입과 탐험이 후반 자원 생산과 점수 경로에 영향을 주지만, 마지막 라운드에는 카드 구입보다 연구와 점수 전환의 가치가 커지는 식으로 장기 계획과 라운드별 전술이 함께 요구된다.
공식적으로 1~4명을 지원하며 인원에 따라 일부 행동 칸을 막아 경쟁 밀도를 조절한다. 2인은 진행이 빠르고 상대의 계획을 읽기 쉬우며, 3~4인은 장소와 카드 시장의 선점 경쟁이 강해지는 대신 차례 사이 대기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기본판의 플레이어 능력은 대칭이어서 인원에 따른 규칙 차이는 크지 않다. 1인 게임에서는 행동 타일로 움직이는 경쟁 탐험대가 장소를 차지하고 점수를 쌓으며, 난이도 조절과 공식 솔로 캠페인도 제공된다. 양면 보드, 매번 달라지는 카드 시장과 장소·수호자 조합이 반복 플레이의 변화를 만들지만, 기본판만 반복하면 연구와 탐험의 큰 흐름은 비교적 일관되게 느껴질 수 있다.
행동 종류 자체는 명확하지만 카드의 다목적 사용, 유물의 비용 처리, 연구 토큰 두 개의 관계와 라운드 종료 절차를 한꺼번에 익히는 첫 판은 다소 빡빡하다. 규칙 설명에는 대략 20~30분이 필요하며, 아이콘을 익힌 뒤에는 참조표로 대부분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카드 텍스트는 많지 않고 아이콘 중심이지만 효과와 명칭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한국어판의 카드와 규칙서가 편리하다. 기본판에는 양면 메인 보드와 개인 보드, 110장의 카드, 목재 고고학자와 연구 토큰, 장소·수호자·우상·조수 타일, 여러 자원 토큰과 1인용 경쟁자 타일이 들어 있다. 카드 슬리브와 확장을 모두 사용하면 기본 상자의 수납이 빠듯해질 수 있으며, 별도 빅박스인 모험의 궤는 수납 기능과 신규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기본판과 앞선 확장들은 포함하지 않는다.
주요 확장인 탐험 대장은 서로 다른 능력을 지닌 여섯 지도자를 추가해 비대칭 전략을 강화하며, 사라진 탐험대는 여섯 장으로 이어지는 1~2인 협력 캠페인과 추가 지도자·콘텐츠를 제공한다. 뒤틀린 갈림길은 새로운 양면 지도와 연구 트랙, 장소·수호자·조수 등을 더하며 모험의 궤에 포함되어 출시되었다. 기본판만으로도 완결된 경쟁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비대칭성을 원한다면 탐험 대장, 솔로와 협력 서사를 원한다면 사라진 탐험대가 우선순위가 된다. 2020 골든 긱 중급 게임 부문 수상작이자 2021 독일 게임상 수상작이며, 같은 해 올해의 전문가 게임상 후보에도 올랐다. 직접 공격보다 행동 칸 경쟁과 자원 퍼즐을 선호하고, 덱을 크게 불리기보다 제한된 카드와 일꾼을 정교하게 운용하는 탐험 게임을 찾는 모임에 특히 잘 맞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