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탐험대는 원제 Corps of Discovery: A Game Set in the World of Manifest Destiny로 출간된 2025년 협력 추리·탐험 게임이다. 제이 코미어와 센퐁 림이 디자인하고 매슈 로버츠가 그림을 맡았으며, 원출판사는 오프 더 페이지 게임즈, 한국어판 출판사는 딜라이트이다. 공식 지원 인원은 1~4명이고 권장 연령은 14세 이상이며, 한 판은 시나리오와 인원에 따라 대체로 60~90분가량 걸린다. 규칙의 양은 중간 정도이지만 논리 퍼즐과 생존 자원 관리가 결합되어 있어 일반적인 가족용 탐험 게임보다는 생각할 거리가 많다.
코미어와 림은 벨포트, 아크로티리, 정크 아트 등 여러 작품을 함께 만든 디자이너 조합이다. 이 게임은 탐험과 연역 추리를 결합한 시스템을 먼저 개발한 뒤, 크리스 딩게스가 쓰고 매슈 로버츠가 그린 만화 Manifest Destiny의 세계관을 입힌 작품이다. 실제 루이스와 클라크 원정대를 괴물과 기이한 생태계가 존재하는 대체 역사로 재해석한다. 개발진은 식민주의를 정당화하는 의미로 오해될 수 있는 원작 제목 대신 실제 원정대의 명칭인 Corps of Discovery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2024년 크라우드펀딩을 거쳐 2025년에 출시했다.
플레이어들은 루이스, 클라크와 원정대원 가운데 한 명을 맡아 1804년 북아메리카 서부를 탐사한다. 목표는 식량과 물을 유지하며 매일 주어지는 위기를 넘기고, 동물과 식물을 닮은 침입 괴물의 정체와 약점을 밝혀 각 장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사카가위아와 여러 원주민 공동체의 도움도 카드와 능력으로 표현된다. 역사적 탐험의 지리와 인물을 차용하지만 사실 재현형 게임은 아니며, 생존 공포가 섞인 만화 원작의 대체 역사를 따른다.
게임을 시작할 때 선택한 지도 한 장을 지도판 속에 보이지 않게 끼우고, 격자 위를 경로 토큰으로 덮는다. 차례가 오면 이미 탐사한 칸과 가로세로로 인접한 토큰 하나를 제거해 지형을 공개하고, 그곳에서 물이나 식량, 목재 같은 자원을 얻거나 위협을 처리한다. 각 지도에는 특정 자원이 다른 지형과 어떤 관계로 배치되는지를 알려 주는 논리 조건이 있어, 플레이어들은 공개된 정보와 배치 규칙을 조합해 필요한 자원의 위치를 추론한다. 산과 괴물은 이동 경로를 막기도 하므로 단순히 정답 칸을 알아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탐사를 진행할 때마다 제거한 경로 토큰이 도전 카드의 제한 시간을 줄인다. 도전이 끝나기 전에 지정된 자원을 지불하거나 불, 야영지 같은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물을 잃거나 새로운 위협을 받는다. 하루 동안 세 개의 도전을 처리한 뒤에는 식량을 소비하고 장비와 능력을 정비해 다음 날로 넘어간다. 탐사 자체가 자원을 얻는 수단인 동시에 위기의 시계를 앞당기는 행동이므로, 당장 필요한 물자를 찾을지 장기 목표인 괴물 대응을 준비할지 계속 저울질하게 된다. 물이나 식량을 유지하지 못하면 원정대 전체가 패배하며, 선택한 장의 괴물과 임무 목표를 해결하면 승리한다.
핵심은 지뢰찾기와 비슷한 패턴 추론, 공동 자원 관리, 짧은 행동 효율화이다. 캐릭터마다 고유 능력이 있고 장비 카드는 소진해 강력한 효과를 사용하므로, 어느 플레이어가 어떤 칸을 열고 어떤 장비를 아낄지가 중요하다. 지도 배치는 고정되어 있지만 처음에는 가려져 있으며, 카드 순서와 위협 구성에서 무작위성이 들어온다. 추론으로 지형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일 수 있으나 모든 위기를 완벽히 해결하기는 어려워, 일부 도전을 의도적으로 포기하고 손실을 감수하는 전술도 필요하다.
1인 플레이는 별도의 오토마 없이 한 캐릭터와 여러 장비를 운용하는 진정한 솔로 방식이며, 다인전과 같은 퍼즐을 비교적 간결하게 즐길 수 있다. 2인은 서로 추론을 검토하고 능력을 연계하기 좋아 특히 자연스러운 편이다. 3~4인에서는 더 많은 능력을 활용하고 토론하는 재미가 생기지만 모든 정보와 자원이 공유되기 때문에 한 사람이 결정을 주도하는 협력 게임 특유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플레이어 간 직접 공격이나 개인 점수 경쟁은 없고, 차례가 짧아 기본적인 대기 시간은 길지 않다.
규칙 구조 자체는 복잡하지 않지만 도전 처리, 피로, 밤 단계와 장별 예외가 겹치는 첫 판에는 참조가 필요하다. 카드와 지도 참조판의 텍스트를 읽어야 하므로 원판은 언어 의존도가 있는 편이며, 한국어판에는 번역 카드와 본판·확장별 한국어 규칙서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어판은 얼티밋 에디션 사양으로 제작되어 목재 듀얼 레이어 지도판과 보급 현황판, 자원 트레이, 지도 폴더, 경로·자원 토큰과 각종 카드가 한 상자에 수납된다. 숨겨진 지도를 보지 않고 판에 끼우는 준비 과정과 장별 구성물 분류에는 다소 손이 간다.
기본 게임에는 서로 다른 목표와 구성물을 사용하는 동물상과 식물상 두 장이 들어 있으며, 각 장은 여러 지도를 바꾸어 반복할 수 있다. 한국어 얼티밋 에디션에는 거대 곤충을 상대하는 Insecta, 머리를 노리는 괴물을 다루는 Vameter, 원정대 내부의 배신 요소를 더하는 Maldonado, 정보와 판단을 흐리는 Fog 확장도 함께 수록된다. 장마다 추론 조건과 승리 목표가 달라 기본 구조를 유지하면서 퍼즐의 성격을 바꾸며, 추가 지도도 공개되어 있다. 논리 퍼즐과 협력 토론, 빠듯한 생존 관리를 함께 즐기는 솔로 또는 2인 모임에 특히 잘 맞고, 강한 서사 진행이나 전술 전투보다는 제한된 탐사 횟수 안에서 어디를 열고 무엇을 포기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중심인 게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