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t Burge Barossa Ink Shiraz는 국내에서 ‘그랜트 버지, 바로사 잉크 쉬라즈’로 유통되는 호주 바로사 밸리산 레드 와인이다. ‘Ink’라는 이름은 잉크를 연상시킬 만큼 짙은 색과 농축된 과실 풍미에서 유래하며, 쉬라즈 특유의 풍성함을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스타일로 표현한 와인이다.
그랜트 버지는 바로사 밸리에 뿌리를 둔 생산자이다. 버지 가문은 19세기부터 포도를 재배해 왔으며, 1865년 메시악 버지가 발효 탱크를 설치해 가족과 이웃을 위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브랜드는 5대에 걸친 포도 재배 경험을 바탕으로 1988년 출범했으며, 바로사의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과실미를 살린 넉넉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와인은 바로사 밸리에서 재배한 쉬라즈 100%로 만든다. 개별 포도밭은 특정되지 않았지만, 풍미가 선명하고 농도가 높은 여러 구획의 와인을 선별해 블렌딩한다. 바로사 밸리는 대체로 해발 200~250m에 자리하며, 따뜻하고 건조한 생육기와 깊은 적갈색 충적토가 잘 익은 검은 과실 풍미를 지닌 쉬라즈를 만드는 데 유리한 지역이다.
양조에서는 포도 껍질에서 얻은 자연스러운 색을 활용해 짙은 색조와 풍미를 강화하고, 서로 다른 와인 원액을 조합해 과실의 농도와 부드러운 질감을 맞춘다. 구체적인 발효 방식과 숙성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오크의 존재감은 최소화한 스타일로, 나무 향보다 잘 익은 과실과 향신료의 개성을 앞세운다. 장기 숙성보다는 출시 후 바로 즐기기 좋게 완성된 와인이다.
잔에서는 밀도 높은 보랏빛을 띤 진한 루비색이 나타난다. 자두와 라즈베리, 다크 체리 같은 달콤한 과실 향이 중심을 이루고, 다크 초콜릿과 커피콩, 시나몬을 비롯한 향신료의 뉘앙스가 뒤따른다. 빈티지에 따라 블루베리, 민트와 은은한 흑연 같은 향도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는 잘 익은 검붉은 과실의 풍미가 둥글고 풍성하게 펼쳐진다. 풀 보디의 농도와 매끄러운 질감을 갖추었으며, 고운 벨벳처럼 부드러운 탄닌이 과실을 받쳐 준다. 산도는 과도한 잼 느낌을 막아 줄 만큼의 생기를 더하고, 피니시에는 자두와 초콜릿, 향신료의 여운이 부드럽게 남는다.
고기와 치즈를 넉넉히 올린 피자, 바비큐, 양갈비, 소스를 곁들인 쇠고기와 잘 어울리며 곱창처럼 풍미가 진한 요리에도 대응한다. 약 16~18℃에서 마시면 과실과 질감이 균형 있게 드러난다. 필수적인 디캔팅은 필요하지 않지만, 개봉 후 15~20분 정도 잔이나 디캔터에서 숨을 쉬게 하면 향이 한층 자연스럽게 열린다.
그랜트 버지의 상위급 쉬라즈가 포도밭의 개성과 숙성 잠재력, 구조감을 강조한다면 바로사 잉크 쉬라즈는 진한 색과 풍부한 과실, 유연한 탄닌을 앞세운 즉시성 좋은 스타일이다.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바로사 쉬라즈다운 농밀함을 분명하게 보여 주며, 2020 빈티지는 마스터 소믈리에 캐머런 더글러스에게 91점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