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골든 아이》(원제 GoldenEye)는 1995년 공개된 영국·미국 합작 액션·모험·스파이 스릴러이다. 이언 플레밍의 첩보원 제임스 본드를 주인공으로 한 Eon 프로덕션 공식 시리즈의 17번째 작품이며, 피어스 브로스넌이 처음으로 007을 연기한 영화이다. 제목은 플레밍이 본드 소설을 집필했던 자메이카 저택의 이름에서 가져왔으며, 극중에서는 지구 궤도에 배치된 위성 무기 체계를 가리킨다.
마틴 캠벨이 연출하고 마이클 프랜스가 이야기를, 제프리 케인과 브루스 파이어스타인이 각본을 맡았다. 마이클 G. 윌슨과 바버라 브로콜리가 제작한 작품으로, 바버라 브로콜리가 정식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첫 본드 영화이기도 하다. 《살인 면허》 이후 6년 만에 시리즈를 재가동하면서 새로운 주연 배우와 제작진, 냉전 이후의 국제 정세를 한꺼번에 받아들여야 했던 전환점에 해당한다.
이야기는 1986년, 제임스 본드와 006 요원 알렉 트레벨리언이 소련의 화학무기 시설에 침투하는 작전에서 출발한다. 9년 뒤 냉전은 끝났지만 러시아의 군부 세력과 범죄 조직이 결탁하고, 전자기 펄스를 이용하는 위성 무기 ‘골든아이’가 탈취된다. 본드는 사건에서 살아남은 러시아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나탈리야 시모노바와 함께 무기의 행방과 배후 세력을 추적한다.
피어스 브로스넌은 고전적인 우아함과 1990년대 액션 스타의 기민함을 결합한 본드를 선보인다. 숀 빈은 006 알렉 트레벨리언, 이자벨라 스코룹코는 나탈리야, 팜케 얀선은 암살자 제니아 오나토프로 출연한다. 주디 덴치가 시리즈 최초의 여성 M으로 등장해 본드의 낡은 행동방식과 남성 중심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영화는 냉전의 유산뿐 아니라 시대에 뒤처질 위험에 놓인 007이라는 존재 자체를 갈등의 일부로 삼는다.
캠벨의 연출은 실제 스턴트와 대규모 세트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는 액션을 구성한다. 댐에서 펼쳐지는 번지점프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전차 추격전은 이 작품을 대표하는 장면이며, 필 메휴의 촬영과 테리 롤링스의 편집은 육중한 물리적 움직임과 빠른 추격의 리듬을 강조한다. 피터 라몬트는 사용이 중단된 리브즈던의 항공기·엔진 공장 공간을 촬영장으로 개조해 러시아 거리와 거대한 군사시설을 구현했으며, 이 장소는 이후 주요 영화 스튜디오로 발전했다.
에릭 세라의 음악은 전자음과 금속성 리듬을 활용해 기존 본드 영화와 구별되는 1990년대적 분위기를 만든다. 보노와 디 에지가 쓰고 티나 터너가 부른 주제가 ‘GoldenEye’는 전통적인 본드 테마의 관능성과 위압감을 계승한다. 대니얼 클라인먼이 제작한 메인 타이틀은 소련 체제의 붕괴를 상징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며, 시리즈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총구 오프닝도 새로운 시대의 출발을 시각화한다.
감상할 때에는 익숙한 본드 공식이 탈냉전의 세계와 충돌하는 방식, 나탈리야가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사건 해결에 전문성을 발휘하는 과정, 본드와 M 사이에 형성되는 긴장에 주목할 만하다. 실물 스턴트와 과장된 첩보 장비, 화려한 악역이 결합된 모험물을 선호하는 관객에게 어울린다. 같은 감독이 본드 시리즈를 다시 출범시킨 《카지노 로얄》과 비교하면, 서로 다른 시대가 007을 현대화한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공개 당시 영화는 시리즈의 대중적 활력을 회복시킨 작품으로 평가받았으며, 피어스 브로스넌 시대의 출발점이 되었다.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음향과 특수시각효과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26년 7월 기준 Rotten Tomatoes에서는 평론가 지지율 81%, Metacritic에서는 100점 만점에 65점, IMDb에서는 10점 만점에 7.2점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의 설정을 바탕으로 제작된 비디오게임 《GoldenEye 007》도 큰 반향을 일으켜, 작품의 영향력을 영화 밖 대중문화와 게임 분야까지 확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