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제목이자 원제는 ‘호프’이며 국제 제목은 ‘HOPE’이다. 2026년 제작된 대한민국 장편 SF 액션 스릴러로, 비무장지대 인근의 외딴 항구 마을에 출현한 미지의 존재와 고립된 주민들의 충돌을 그린다. 한국 제목의 발음은 영어 단어 ‘hope’를 자연스럽게 환기하지만, 이야기는 희망이라는 말과 극한의 재난 상황 사이에 역설적인 긴장을 만든다. 국내에서는 2026년 7월 15일 개봉했으며 극장판 상영시간은 156분이다.
‘추격자’, ‘황해’,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장편 연출작이자, 그가 이전부터 활용해 온 범죄 스릴러와 공포, 미스터리의 결합을 우주적 규모의 SF로 확장한 작품이다. 포지드 필름스가 중심 제작을 담당하고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와 웨스트월드가 제작에 참여했다. 나홍진은 후속 이야기의 각본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속편 제작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이야기의 무대는 DMZ와 가까운 호포항이다.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신고로 마을이 술렁이는 가운데 산불 진압을 위해 지원 인력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통신까지 끊긴다. 출장소장 범석과 신임 순경 성애는 노인들이 주로 남은 마을을 지켜야 하며, 성기와 주민들은 정체불명의 존재를 추적하고자 산으로 향한다. 사냥에 나선 이들이 오히려 쫓기는 처지가 되면서 지역의 소동은 이해하기 어려운 재난으로 확대된다.
황정민이 책임감과 두려움 사이에서 마을을 지키는 범석, 조인성이 존재를 쫓는 성기, 정호연이 위기 속에서 행동에 나서는 성애를 연기한다.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캐머런 브리턴도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영화는 한국의 작은 공동체와 낯선 존재를 각각 단순한 선악으로 고정하지 않고, 서로 다른 시선과 정보의 한계가 공포와 폭력을 증폭시키는 과정을 따라간다.
연출의 핵심은 괴수 영화와 추격 액션, 블랙코미디, SF를 빠르게 넘나드는 장르 변화이다. 많은 장면을 대낮과 탁 트인 공간에 배치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위협과 인물들의 제한된 시야를 이용해 긴장을 조성한다. 홍경표의 촬영은 넓은 화면 안에서 인물과 차량, 지형의 움직임을 함께 포착하며, 근거리의 혼란과 대규모 파괴를 오가는 액션에 물리적인 속도감을 부여한다.
마이클 에이블스의 음악은 타격감 있는 액션과 불길한 분위기를 연결하고, 김선민의 편집은 여러 인물의 추격과 대치를 교차시킨다. 대규모 세트와 미술, 스턴트, 실물 효과에 디지털 시각효과를 결합한 스펙터클도 중요한 특징이다. 작품이 반복해서 다루는 것은 미지의 존재 자체보다 무지와 오해, 집단적 공포가 낳는 판단이다.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갈등을 통해 인간이 낯선 타자를 규정하고 대응하는 방식을 우주적 관점으로 확장한다.
감상할 때에는 위협을 바라보는 시점이 누구에게 놓이는지, 인물들이 불완전한 정보로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에 주목할 만하다. 전반부의 생존 액션과 이후 넓어지는 세계관 사이의 변화도 주요 감상 지점이다. 나홍진의 ‘곡성’에서 볼 수 있었던 장르 혼합을 선호하거나, ‘괴물’처럼 지역 공동체에 침입한 존재를 다룬 영화, ‘놉’처럼 외계적 위협과 관찰자의 시선을 결합한 SF에 관심 있는 관객에게 비교 지점을 제공한다.
‘호프’는 2026년 5월 17일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어 황금종려상 경쟁작에 포함됐으나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초기 평단은 대낮에 펼쳐지는 추격 장면과 촬영, 미술, 장르를 전환하는 연출을 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긴 상영시간과 반복되는 액션, 일부 시각효과와 후반부 구성에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026년 7월 중순 기준 로튼 토마토에서는 41개 평론 가운데 78%의 긍정 평가를 기록했고, 메타크리틱에서는 19개 평론을 바탕으로 68점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