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주리즈 돈 막시미아노의 정식 명칭은 Errázuriz Don Maximiano Founder’s Reserve이다. 국내에서는 ‘에라주리즈 돈 막시미아노’로 줄여 부르며, 칠레 아콩카구아 밸리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만드는 보르도 스타일의 아이콘 레드 와인이다. Founder’s Reserve라는 이름은 창립자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에게 바치는 헌정과 그의 유산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냐 에라주리즈는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가 1870년 아콩카구아 밸리에 프랑스계 포도 품종을 심으며 세운 생산자이다. 오랜 가족 경영의 전통과 정밀한 포도밭 연구를 바탕으로 지역의 개성을 표현하는 와인을 추구해 왔으며, 돈 막시미아노는 이러한 철학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와인이다. 세계적인 명품 와인들과 겨룬 블라인드 시음 행사인 베를린 테이스팅에서도 여러 차례 정상에 오르며 칠레 고급 와인의 가능성을 알린 이름으로 평가받는다.
포도는 안데스산맥과 해안산맥 사이에 자리한 아콩카구아 밸리 내륙의 MAX 포도밭에서 주로 얻는다. 이곳은 생육 기간이 길고 건조하며 여름 낮은 따뜻하지만, 저녁에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기온을 낮춰 포도가 산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익는다. 오래된 주요 구획에는 북향과 북동향 사면, 화성암과 운모가 섞인 사양토, 자갈과 점토질 충적토, 아콩카구아강 주변의 배수성 좋은 둥근 자갈 토양이 함께 나타난다.
품종 구성은 빈티지에 따라 달라지지만 카베르네 소비뇽이 중심이며 말벡, 카르메네르, 프티 베르도, 때로는 카베르네 프랑이 보완된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골격과 검은 과실 풍미를 만들고, 말벡은 제비꽃 향과 넉넉한 질감을, 카르메네르는 허브와 향신료의 뉘앙스를 더한다. 프티 베르도와 카베르네 프랑은 색과 구조, 향의 세밀함을 보충한다.
현대 빈티지는 선별한 포도를 구획별로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발효해 각 포도밭의 특성을 관리하고,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장기간 숙성한 뒤 최종 블렌드를 완성한다. 최근 공개된 2021 빈티지는 카베르네 소비뇽 63%, 말벡 22%, 카르메네르 8%, 프티 베르도 7%로 구성되며, 새 오크 70%를 포함한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22개월 숙성되었다. 다만 빈티지가 지정되지 않은 상품은 실제 병의 품종 비율과 알코올 도수, 새 오크 비율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잔에서는 짙은 루비에서 보랏빛을 띤 진한 퍼플 컬러가 나타난다. 카시스와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블루베리와 체리 향 위로 제비꽃, 로즈마리, 민트 같은 서늘한 허브 향이 이어지고, 삼나무와 담배, 다크초콜릿, 감초, 바닐라와 은은한 향신료가 층을 이룬다. 입안에서는 농축된 과실이 넓고 깊게 퍼지지만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며, 잘 다듬어진 고운 탄닌과 생기 있는 산도가 균형을 잡는다. 피니시는 길고 선명하며 검은 과실과 허브, 초콜릿의 여운이 남는다.
구운 소고기와 스테이크, 비프 립, 양갈비, 허브를 곁들인 감자, 진한 소스의 육류 요리와 특히 잘 어울린다. 숙성된 단단한 치즈나 블루치즈를 곁들여도 와인의 과실과 탄닌이 조화를 이룬다. 17~19℃에서 마시는 것이 좋으며, 젊은 빈티지는 마시기 약 1시간 전에 디캔팅하면 향과 질감이 한층 자연스럽게 열린다.
돈 막시미아노는 단순히 힘과 농축미를 강조하기보다 잘 익은 탄닌, 신선한 산도와 긴 여운을 함께 추구하는 아콩카구아식 카베르네 블렌드이다. 같은 생산자의 Villa Don Maximiano가 보다 접근하기 쉬운 세컨드 와인이라면, 돈 막시미아노는 오래된 주요 구획과 엄격한 선별을 통해 깊이와 숙성 잠재력을 높인 상위 와인이다. 빈티지별 평가도 꾸준히 높아 2021년산은 데스코르차도스 98점, 2022년산은 제임스 서클링 97점을 받았으며, 베를린 테이스팅 순회 행사 22회 가운데 다섯 차례 1위를 차지했다.
